많은 고민끝에 멜버른 생활을 정리하기로 했다. 체류하는 동안 이것저것 사느라 짐이 늘어버려서 대용량 백팩을 추가로 구입했다. 그래도 짐이 너무 많아서 일부는 국재택배를 통해서 집으로 보냈다. 나름 최대한 줄인다고 노력한 것 같은데, 그러고도 캐리어 무게가 24kg, 백백 무게도 10kg는 거뜬히 넘었던 것 같다.     

 

막상 떠나는 당일이 되니 많이 아쉽게 느껴졌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보며 멜버른에서의 기억들을 천천히 되뇌어 본다. 멜버른에 처음 도착한 날을 비롯해 이곳에서 보낸 모든 시간들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간 이 도시와 정이 많이 들었는지 살짝 울컥한 감정이 올라왔다. 정든 무언가와 멀어진다는 것은 언제나 적응하기 어렵고 아쉬운 일인 것 같다. 언젠가 꼭 다시 오리라 다짐하며 시드니로 향해본다. 

집 주변 풍경 & 집 내부

 

시드니 행 항공편 대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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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거듭되는 실패를 양분 삼아 한 걸음씩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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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인 오브 리멤버랜스 : Shrine of Remembrance(Birdwood Ave, Melbourne VIC 3000)

제1차 세계대전 전쟁 기념관이며, 기념비가 있고 내부에 들어가면 전시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건물 자체가 이쁘기 때문에 일부러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뭔가 성스러운 느낌이 도는 전쟁 기념관이다
신전이 연상된다
건물 위로 오면 고층 건물이 즐비한 멜버른 시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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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거듭되는 실패를 양분 삼아 한 걸음씩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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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알아본 집에 입주한 날이다. 오후에 입주가 가능하다고 하여 호텔에서 늦게 체크아웃을 하고 근처의 중국 음식점에 들러 이곳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볶음밥을 시켰는데 너무 짜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켠 기억이 난다. 

 

중국음식점에서 시킨 볶음밥

 

 

오후에는 살게 될 집에 짐을 풀고 주인분으로부터 방세 입금 날짜, 하우스 내의 생활규칙 등을 안내받았다. 방세가 그리 싼 편은 아니었지만, 이때까지 본 집중에서 가장 청결했고 시설도 마음에 들었다.    

 

이때 막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짐을 풀고 멜번 시내 중심으로 나왔다. 날씨가 굉장히 화창해서 시내를 걸으며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맑은 하늘의 멜버른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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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거듭되는 실패를 양분 삼아 한 걸음씩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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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에서 호주 멜버른으로..

아침에 누군가 호텔문을 두드렸다. 알고보니 공항픽업 버스가 호텔 앞에 와 있는데 내가 시간에 맞춰 나오지 않아 찾으러 온 것이었다. 깜짝 놀라서 씻지도 않고 바로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타 있었고 나는 뻘줌하고 미안한 마음에 "对不起"(미안합니다)를 연발하며 버스에 올랐다. 내가 버스 출발시간을 잘못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쳤을 뻔했다니 다시 생각해도 끔찍했다. 광저우 공항에 도착한 후 공항 내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소스를 곁들인 고기 몇 점과 밥 한 덩이가 나왔는데 가격은 만 원 정도 했었고 소스가 너무 달아서 먹기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날은 하루 종일 아슬아슬함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출국 수속을 밟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시계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는 이륙시간으로부터 겨우 10분 ~ 15분정도를 남겨놓고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빠듯하게 움직이느라 못 느꼈던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와 앉자마자 잠에 빠졌다. 

 

 

광저우 공향
광저우를 떠나는 비행기

 

 

 

호주 멜버른 공항 도착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비행기 창문 밖으로 반짝거리는 도시의 불빛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창문 밖으로 성에가 보였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거리의 사람들이 웃통을 벗고 있었는데 호주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패딩을 입은 승객들이 눈에 띄었다. 시기상 겨울이라고 듣긴 했지만 한국의 겨울철에 비하면 포근하다고까지 생각됐다.(반팔을 입을 날씨는 아니지만 기모 후드티 한 장이면 괜찮을 것 같은 느낌..?) 공항을 나오니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느껴졌다. 겨울이었지만 어디선가 풀 내음을 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호주 땅을 밟게 되다니 !"하며 잠깐 동안 감격에 젖었다. 하지만 밤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어서빨리 시내로 이동해 숙소를 찾아야 했다. 짧은 영어로 버스티켓을 구입하고는 시티로 향했다. 

 

 

멜버른 공항

 

 

 

호주 멜버른에서의 첫날 밤

멜버른 시티에 도착하니 높은 빌딩들도 보였고 거리에 사람들도 많았다. 사람들이 대체로 키가 크고 덩치가 좋았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들이 확실하게 이방인으로 보였는데 여기서는 반대가 되었다. 어딘가 모르게 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 사람들 사이를 걷는 것이 어색했다. 구슬비가 내리고 있어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은 힘들었다. 대충 어디든 하룻밤을 보낼 곳이 필요했다. 백패커 몇 군데를 둘러보고 나쁘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 하루를 묵게 됐다. 리셉션에 있는 직원은 친절하게 나를 맞이했지만 내가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자 한국어로 되어있는 안내문을 보여줬다. 이해했다는 제스쳐를 취하고는 배정받은 방으로 올라갔다. 4인실이었던 것 같은데 낯선 사람들과 한 방을 쓰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씻고 싶은데 다들 일찍 자는 분위기라 결국 못 씻고 잠을 청한다. 

 

 

시티 내 백패커

 

 

 

시티 내에서 거주지 정하기

아침 일찍 나와서 현지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 친구를 만났다. 같이 햄버거를 먹고 하루종일 시티 곳곳을 돌아다녔다. 도클랜드에 정착해있는 보트들과 맑은 하늘을 보며 여유를 느껴보고, 잘 조성되어 있는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밤에 더 아름다운 야라강을 따라 걷기도 했다. 그리고 왜 멜버른이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짐을 맡길 곳이 없어 하루종일 캐리어를 끝고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기도 했고 어제 백패커에서 자면서 너무 불편했던 터라 이날은 돈을 조금 더 써서 편하게 자고 싶은 마음에 호텔에서 머물게 됐다. 돌아다니는 중간중간 발품을 팔아 방을 보러 다녔는데 다행히 마음에 드는 방이 있어서 그 다음날 입주를 하기로 했다. 

 

 

멜버른 시티 내 풍경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치니 창문으로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따사로운 아침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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