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즈음, 나의 활동 반경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한글이 아닌 영문 간판, 원화가 아닌 달러 화폐의 사용 등과 같은 것들은 내게 더 이상 새롭지 않았고, '이 도시는 이제 눈을 감고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강한 타성에 젖어 단조로운 생활패턴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 같다. 그럴 때는 일부러 라도 평소에 가보지 못했던 곳을 찾아가 본다. 새로운 곳을 가보면 문득 색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고, 또 무료한 생활에 작은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그냥 나가보는 거다. 예상 밖의 좋은 장소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계획 없이 돌아다니다 파티 샵을 발견했다. 각종 코스튬 의복과 파티 용품들이 걸려있다.(한국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물건들이겠지만, 이렇게 오프라인 매장이 따로 있는 경우는 못 본 것 같다) 길 가다 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다. 그냥 들어가 본다. 

 

 

 

 

 

 

한편에는 보드게임들이 놓여 있었다. 집에 재밌는 보드게임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들었다가 놨다가 몇 번을 반복했으나, 혼자서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워서 결국 사지 못했다. 

 

 

 

 

오랜만에 외출인데 그냥 들어가기는 아쉬워 TARGET에 들러 아이쇼핑을 조금 더 했다.   

 

 

 

 

귀가하는 길에 찍어본 골목.

 

 

 

 

쳇바퀴 굴리듯 매일 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은 안정적이지만 굉장히 따분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의도적으로 창의적으로 생각하길 노력하고, 일생에서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 보려고 한다. 가령 맨날 오른쪽 방향으로만 쳇바퀴를 돌렸다면, 왼쪽으로도 돌려보려는 식이다. 가끔은 지름길을 놔두고 일부러 멀리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개똥철학을 가진 덕에 돌아가던 중 "젠장 괜히 멀리 돌아왔네"하며 후회를 할 때도 있다. 그래도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다. 그냥 운동 삼아 공원 몇 바퀴 돌고 들어가는 셈 치면 된다. '로또를 사지 않으면 당첨 확률이 0% 지만, 구입하면 적어도 실낱같은 가능성이나마 존재한다'라는 말처럼 내가 생각한 것을 시도하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좋아하는 문구 하나를 남기고 글을 마친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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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거듭되는 실패를 양분 삼아 한 걸음씩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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